요한복음 2:1-11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만나셨을 때 “내가 너를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보았다 하므로 믿느냐 이보다 더 큰 일을 보리라”(요 1:50)고 하셨다. 그리고 곧 이어서 더 큰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부연하셨다.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요 1:51).
예수님은 야곱이 꿈에서 본 하늘에 닿는 사다리를 언급하시며 자신이 곧 하늘과 땅을 잇는 분임을 시사하셨다. 이것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에 대한 가장 뚜렷한 기독론의 천명이다. 예수님은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가 되게 하셨을 때 자신을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야곱의 사다리로 계시하셨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하늘의 휘장을 걷고 절급한 문제들로 고통 받는 땅에 속한 자들에게 놀라운 변화의 능력이 내려오고 있음을 보여 주셨다. 그 순간은 하나님의 천사들이 야곱의 사다리에서처럼 예수님이 계신 곳에 오르락 내리락하는 순간들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가나에서의 기적은 주님이 약속하신 대로 ‘더 큰 일’(1:50)이 제자들에게 목격된 첫 번째 케이스였다. 예수님의 기적은 하늘에 속한 것과 땅에 속한 것이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의 능력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합일되는 사건이다. 하늘과 땅은 원래 하나의 세상이었다. 하늘의 왕이신 하나님은 에덴 동산에서 인류의 조상들과 함께 사셨다. 그러나 인간의 타락으로 땅은 하늘과 분리되고 하나님의 임재는 더 이상 땅에 머물 수 없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자신의 창조 세계를 영원히 떠나신 것은 아니었다. 자비와 긍휼에 풍성하신 하나님은 이 세상을 너무도 사랑하여 자기 아들을 구속주로 보내기로 결정하시고 먼저 아브라함을 불러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하셨다. 그의 후손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이스라엘 국가를 세우고 성전 제도를 통해 구원의 날을 바라보았다. 이스라엘의 성전은 하나님이 땅으로 내려오셔서 자기 백성들 가운데 임재하신다는 상징이었다. 다시 말해서 성전은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이었다. 성전은 하늘에 닿는 야곱의 사다리가 놓여진 곳이었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경배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거처로서의 상징적 성전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보내심을 받은 예수 그리스도의 실체로 대치되었다. 야곱의 사다리가 지닌 참 의미는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통해 하늘과 땅이 다시 온전히 합쳐지는 회복과 통일 속에서 드러났다. 구원은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불순종과 배신으로 갈라진 하늘과 땅이 다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와 치유로 만나는 것이다.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골 1:20).  
땅에 속한 물은 하늘의 축복으로 맛 있는 포도주가 되었고 영원한 하늘 나라의 잔치에 대한 시식으로 부어졌다. 본 스토리는 육신으로 오신 예수님이 임재하실 때에 땅에 속한 것들이 하늘의 의미를 지닌 것들로 변화되고 땅과 하늘이 하나가 되는 재창조의 세계가 계시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예수께서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기적으로 드러내신 자신의 영광이었다(11절). 그리고 그의 영광은 십자가에서 완연히 나타날 것이었다. 십자가는 이 세상을 지극히 사랑하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들을 대속주로 내어 주고 만 백성이 죄의 용서와 영생을 받게 하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십자가를 목첩에 두시고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요 12:23) 라고 하셨다(비교. 요 12:27; 13:1; 16:32; 17:1).
십자가에서 하늘의 천사들은 예수님 위에 오르락 내리락하였다. 십자가는 땅과 하늘이 다시 연합되는 길을 여는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예수님은 부활과 승천을 거쳐 재림의 영광을 드러내실 것이다. 그 때 땅은 하늘에 닿고, 하늘은 땅에 닿아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이 완성될 것이다. 이 때는 하늘과 땅이 입맞추는 때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9)라는 주기도문의 간구가 성취되는 때이다. 가나의 혼인잔치는 이 때에 있을 어린 양의 혼인 잔치에 대한 하나의 작은 화살표이다.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으며 진리는 땅에서 솟아나고 의는 하늘에서 굽어보도다”(시 8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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