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 강해(20)

죄의 해독제

열왕기하 4:38-44

본 항목에는 두 개의 기적이 나옵니다. 둘 다 흉년과 관계된 사건들입니다. 하나는 독풀로 끓인 국이 해독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리 떡 이십 개가 백 명이 먹고도 남은 것입니다. 이 기적들은 흉년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살려고 하는 자들이 어떻게 보호를 받는지를 예시합니다.

  1. 우리는 죽음의 독과 해독의 은혜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삽니다.

엘리사의 제자들은 국을 끓이라는 엘리사의 지시에 한 제자가 자원하여 국거리를 찾으러 들로 나갔습니다. 그는 들호박을 따서 돌아왔는데 이를 국 솥에 넣고 끓였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그러나 그다음이 문제입니다.

“이에 퍼다가 무리에게 주어 먹게 하였더니 무리가 국을 먹다가 그들이 외쳐 이르되 하나님의 사람이여 솥에 죽음의 독이 있나이다 하고 능히 먹지 못하는지라”(40절).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스라엘 땅은 흉년을 겪고 있었습니다. 땅은 소산을 내지 않았습니다. 무화과나무에는 꽃이 피지 않았고 포도나무에 포도가 달리지 않았습니다. 올리브 수확도 실패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열매가 없는 황무지였습니다. 그런 때에 한 제자가 들호박을 잔뜩 따서 국을 끓였습니다. 제자들은 오랜만에 배불리 식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기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들호박은 죽음의 독이 가득한 야생 호박이었습니다. 무리들이 얼마나 놀라고 실망했을까요? 본 사건은 하나의 비유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세상 음식에는 항상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고 먹음직스럽습니다. 그래서 영적 가뭄을 겪는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여 죽음의 선택을 하게 합니다. 독으로 가득 찬 세상의 큰 솥은 쉬지 않고 끓는 중입니다. 그 속에는 죄악된 육신의 쾌락과 부패한 복음과 물질주의가 뒤섞여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을 싫어하는 마음과 교만과 이기적 무관심과 착취와 오용과 온갖 불의가 함께 끓고 있습니다. 영적 허기가 진 영혼들이 이 큰 솥에서 퍼낸 죄악의 국을 마시고 날마다 죽어갑니다. 독이 많은 들호박은 흉년일수록 더 잘 자랍니다. 언제나 “옷자락에 채워가지고“(39절) 올 만큼 풍성합니다. 그러나 들호박은 대박도 아니고 하나님의 공급도 아닙니다.

엘리사의 제자들은 국 맛을 보고 금방 독이 들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급히 엘리사에게 알렸습니다. 엘리사는 가루 한 줌을 솥에 넣고 다시 퍼다가 먹으라고 지시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독이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몇 가지 교훈을 줍니다.

첫째, 선의의 실수에 대해서 하나님께서는 관대하십니다.

독 호박을 따온 것은 분명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 우리들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좋은 뜻으로 열심히 행한 일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왜 하나님께서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았던 충성스러운 종들을 보호하시지 않았느냐고 불평할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신실한 자녀들을 악으로부터 보호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바라는 무사형통의 방식을 기계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들호박을 딴 제자의 걸음을 들호박이 없는 다른 방향으로 인도하실 수도 있었고 들호박을 단번에 독 호박으로 알아보도록 지혜를 주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처럼 한 가지만 생각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만일 독 호박 사건이 없었더라면 독 국을 해독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재앙을 축복으로, 저주를 행복으로, 슬픔을 춤으로 바꾸시고 해(害)가 선이 될 때까지 역사하시는 은혜를 실감나게 깨닫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잘 섬기려다가 실수를 할 때가 있습니다. 뜻은 좋았지만, 지혜와 경험이 부족하여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최선을 다 한 일이 해로운 결과를 낳게 되면 다시 시도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들의 실수를 관대하게 처리해 주십니다. 엘리사는 독 호박을 따왔던 그의 제자를 꾸짖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의 실수까지도 선이 되도록 사용하십니다. 주님은 독으로 가득 찬 국의 독성을 한 순간에 제거하시고 주님을 섬길 수 있는 에너지가 되게 하셨습니다.. 한 제자의 실수는 선지자 학교의 공동체 전체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비극으로 끝날 수 있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됐다면 엘리사의 선지자 훈련 사역은 수포가 되고 하나님의 일에 커다란 차질이 생겼을 것입니다. 더구나 바알 경배자들로부터 하나님께서 엘리사의 선지자 학교를 집단 독살로   폐교했다는 악평을 듣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이름을 위해서 기적으로 개입하시고 한 사람도 독 호박을 먹고 죽는 일이 없게 하셨습니다. 주님은 위기 때 우리들을 능히 보호하실 수 있습니다.

둘째, 독 국을 해독시켜 자양분의 국으로 바꾼 것은 하나님의 보호를 예시합니다.

한 줌의 가루 자체가 약효가 있거나 해독제가 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돌보심에 대한 가시적인 상징이었습니다. 주 예수의 대속을 믿는 자들은 세상의 죄와 사탄의 악영향으로부터 해독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죄가 용서되고 죽음이 정복된 곳입니다. 주님의 능력으로 모든 것이 새로워지고 바로잡히는 곳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십자가의 승리가 세상의 큰 솥에서 끓고 있는 여러 종류의 죄의 독에서 우리들을 해독시키고 영적 건강을 되찾게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 생명으로 삽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가루 한 움큼이 내 독 국에 뿌려지면 나는 그릇된 삶에서 풀려나고 하나님을 위한 새로운 영적 에너지를 받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며 삶의 생기를 되찾습니다. 물론 우리는 독성을 품은 들호박의 유혹도 다시 받습니다. 그러나 그전처럼 분별이 없거나 쉽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때때로 침체도 오고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독 호박의 교훈을 생각하고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돌보심은 죽음의 독을 즉시 해독시키는 능력으로 증명됩니다. 나의 삶에서 독 호박을 따는 실수를 범한 적이 있습니까? 실수로 독 호박을 맛본 적이 있습니까? 크게 염려하지 마십시오. 다시 회생할  수 있습니다. 여리고의 독물을 정화시켰던 동일한 하나님께서 길갈의 독 국도 해독시키십니다.

 [교훈]

이 세상의 삶은 각종 독풀로 가득합니다. 육신의 독이 되는 독초도 많지만, 영혼에 독이 되는 잡초들도 사방에서 자랍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러한 위험한 독의 유혹과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주실 것을 기대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죽음의 독이 널려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생명을 믿으면 죽음을 불러오는 죄의 독으로부터도 보호될 수 있습니다.

엘리사의 선지자 학교는 독 국을 마시고 모두 죽을 뻔한 위기에서 기적으로 전원이 구출되었습니다. 이런 기적을 체험한 후라면 크게 흥분하여 앞으로는 무슨 어려움도 다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단편적인 체험의 신앙으로 대처하기에는 훨씬 더 심각합니다. 솥에서 독 호박을 넣고 끓인 국의 독이 제거된 것은 놀라운 기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나라 전체에 내리신 흉년의 심판이 거두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흉년이 든 것은 백성들의 우상 숭배가 원인이기 때문에 바알 신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이키지 않는 한, 형벌의 기간은 축소될 수 없었습니다.

국가적인 단위의 형벌이 집행될 때에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동일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나님은 엘리사가 운영하는 선지자 학교 지역이라고 해서 가뭄을 거두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흉년과 독 호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실한 주의 자녀들을 죽음으로부터 보호하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명심해야 할 교훈입니다. 하나님이 내리시는 자연 재앙의 형벌은 훌륭한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혹은 교회당이 서 있는 곳이라고 해서 특별히 예외적인 보호를 받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에 흉년은 계속되었습니다. 엘리사와 그의 제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가뭄을 제거하시기 보다는 가뭄의 환난 속에서 자기 자녀들을 위로하시고 보호하십니다(고후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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